청담 플래그십 2024년 11월 29일 오픈 | 홀리데이 기프트 셀렉션을 만나보세요.

OLFACTORY DIARY

퍼레이드

저는 확고한 스타일과 개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종교적인 의식과도 같은 향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특히 파리의 재로를 따라 뛰노는 사자, 보들레르와 갱스부르, 또는 자크 뒤트롱, 데이비드 보위의 씬 화이트 듀크나 록시 뮤직 아니면 앤디 워홀을 떠올렸습니다.
향수를 구성하는 각각의 성분들은 황금빛 태양 아래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매혹적인 발레단이 되어 특별한 퍼레이드를 펼칩니다.
다양한 코드들이 정교하게 뒤얽혀 새로운 반전과 섬세하고 우아한 퇴폐적 미학을 향한 열정을 드러내며,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퍼레이드를 완성합니다.

베르가못, 네롤리, 베티버, 머스크, 오크 모스.

생제르망 데 프레

20대 시절, 생제르망 데 프레에서 보낸 추억을 떠올리며 만든 향수입니다.
저는 당시 그곳에서 여유롭게 베르누이 거리와 릴 거리 주변을 따라 산책하거나 여러 카페를 옮겨 다니며 테라스에 앉아 근처에 위치한 소르본과 그랑제콜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을 관찰하곤 했습니다.
르 샹포(LE CHAMPO) 영화관에서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 '봄 이야기(CONTE DE PRINTEMPS)'를 감상하고, 수플로 거리 모퉁이에 있는 영화관에서 나오면서는 마르셀 까르네의 영화 '사기꾼들(LES TRICHEURS)'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생제르망 데 프레를 가득 채운 예의 있지만 다소 무례하기도 하고 동시에 유약한 젊음의 열기는 영원히 변치 않을 그곳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뤽상부르 공원은 향수로 만들어야만 하는 장소입니다.

네롤리, 쁘띠 그랭, 화이트 오리스 버터, 헬리오트로프, 바닐라.

코롱 프랑세즈

저는 욕조에 오 드 코롱을 뿌린 후 향기에 둘러싸여 목욕을 하곤 했습니다. 린넨에 향기를 더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 순간은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보호받는다는 편안하고 안도감과 함께, 형언할 수 없는 순수한 베일에 감싸인 듯한 느낌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가볍고 신선한 향수 특유의 오랜 전통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프랑스 코롱만의 고유한 매력과 파우더리한 품격을 새롭게 정의하고 싶었습니다.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요소들이 절제된 방식으로 강렬한 패러독스를 불러일으켜, 우아하면서도 독창적인 향기의 흔적을 남겨야 했습니다.
강렬하고 귀족적인 캐릭터로 미묘하고 섬세한 면을 무색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는 강인한 기질을 지닌 프랑스의 젊은 남성 혹은 여성을 대변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래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아이디어를 추구했습니다. 완벽한 타원형 얼굴의 흥미롭지 않은 모습 대신, 다소 불완전한 얼굴이 고유한 매력과 깊이를 더하는 점에서 착안했습니다.

네롤리, 무화과 나무, 화이트 오리스 버터, 트리 모스, 머스크.

당 파리

20살 때, 저는 절반은 비어 있는 관광용 유람선에서 친구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눈부신 태양 아래에서 지지직거리는 앰프를 틀고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노래를 감상하며 센 강을 유람했습니다.
누구나 파리를 떠올리면 상상하게 되는 영화나 엽서의 한 장면과도 같은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바토 무슈' 유람선의 벤치에 누워 거꾸로 반전된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면, 어느덧 도시가 우리를 응시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쬐는 파리 곳곳의 압도적인 풍경과 파사드들이 뿜어내는 휘황찬란한 빛 속에서 침몰하는 배에 오른 듯한 강렬한 스탕달 증후군에 사로잡혔습니다.

베르가못, 코리앤더 씨, 로렐 블라썸 어코드, 머스크, 바닐라.

라 뽀 뉘

10대 시절, 비가 내리는 오후가 되면 센강 부두에 있는 중고 서점에서 발견한 책의 영화 평론을 조심스럽게 오려내고는 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영화 '마농 70(MANON 70)'에 출연한 까뜨린느 드뇌브의 아름다운 금발과 얇고 투명한 피부, '쥬뗌므 무아 농 쁠뤼(JE T'AIME MOI NON PLUS)'에서 제인 버킨과 조 달레산드로의 야생적이고 양성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영화 '남성 여성(MASCULIN FÉMININ)'에서 프랑수와 아르디가 보여준 우아한 품격을 생생히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저는 당시 열광했던 인물들이 담긴 종이를 성스러운 유물처럼 보관했습니다. 제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파리 출신의 배우들은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청소년기의 모습으로 얼굴에 파우더를 덧바른 채 카메라 렌즈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베르가못, 로즈 앱솔루트, 화이트 오리스 버터, 라이스 파우더, 베티버.

랭보

14살 때 수업이 끝나면 저는 친구와 풀밭에 누워 랭보의 “골짜기에 잠든 사람”을 낭송하곤 했고, 그 이후 제 몸과 마음은 “일뤼미나시옹”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우리를 앞서 갔던 조상과 우리의 뒤를 이을 후손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역시 이 젊은 시인의 연약함과 우아함에 매료되었고 그의 고통을 우리의 고통인 양 생생히 느꼈습니다.
랭보의 그 사진을 기억해요. 항상 지니고 다녔었죠. 제겐 그것이 영원하고 보편적인 젊음의 이미지인 듯했거든요.
저는 항상 유토피아, 젊음의 정수, 제가 지니고 다녔던 랭보 사진 또는 제가 지난 30년간 만난 여러 젊은 남녀의 사진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선 후각적인 방식으로 우아함과 영혼을 탐색하는 이들, 그리고 청소년의 아름다움을 정의한 다음 젊음의 정수를 추출해 냈습니다.
그리고 섬세하면서도 내향적인 어코드를 선택하여 쉽게 부서질 듯 연약한 향이 시간의 한계를 벗어나 잠시 머무르면서 피부를 가볍게 훑는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라벤더, 네롤리, 오리스 버터, 위트 어코드, 머스크, 바닐라 노트.

오 드 캘리포니아

비버리 힐스에 머물렀던 10년간 팔로산토의 향기와 아로마에 흠뻑 취해 있었습니다. 여름을 보낸 샌 클레멘테 해변과 산오노프레 서핑 해변 그리고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향해 내달리는 롤스로이스 코니시의 코놀리 레더 향은 아직도 코끝에 남아 아른거립니다.
캐리 그랜트에서 구스 반 산트는 나른한 햇살이 쏟아지는 팜 스프링스의 열기 속에서 부드럽게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합니다.
푸른 하늘을 찌를 것처럼 길게 늘어선 야자수 나뭇잎 사이로 시간이 멈춘 듯이 느껴집니다.
일 년 내내 햇살이 쏟아지는 캘리포니아를 향한 찬사를 담아 사이키델릭 유토피아인 어쿠스틱 솔라 퍼퓸을 탄생시켰습니다.

베르가못, 화이트 오리스 버터, 팔로산토 어코드, 트리 모스, 패츌리.

렙타일

짙은 블랙 컬러의 시퀸과 머스키한 향 그리고 렙타일 레더 향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찬란하게 빛나는 향을 선사합니다.
극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선율에 일렉트릭 요소를 가미한 향수로, 강렬한 대비 효과를 연출하는 빛과 그림자를 독창적인 향기로 재해석합니다.
락스타의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과 자화상에서 영감을 받아 쉽게 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운 향수를 탄생시켰습니다.
지금까지 긴 삶의 여정에서 만났던 뮤지션들을 향한 헌사를 담고 있습니다.

시더, 페퍼, 트리 모스, 레더 어코드, 머스크.

블랙 타이

나 자신을 위해 일종의 의식과도 같은 나이트 타임 퍼퓸을 원했습니다. 순전히 저를 위해 탄생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성별의 경계를 허물어트린 바닐라는 깔끔한 턱시도 라인, 끊임없이 다시 디자인하고 있는 블랙 재킷, 그랭 드 뿌드르의 짙고 강렬한 블랙 컬러 그리고 정교한 과정을 거쳐 제작한 화이트 피케 셔츠 앞면의 래커 새틴 소재처럼 깊고 그윽한 향기를 남겨줍니다.
파우더리한 구름 속에서 소녀와 소년의 매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화이트 오리스 버터, 시더, 트리 모스, 바닐라, 머스크.

나이트클러빙

뱅 두슈(BAINS DOUCHES)와 팔레(PALACE)에서 보낸 파리의 밤에 관한 기억을 향수에 담았습니다.
스웨이드와 니코틴 향이 뒤섞여 퇴폐적이고 앰버리한 잔향을 남기고 목 뒤쪽을 따라 흐르는 머리카락에 바닐라 아로마의 은은한 향기를 전해줍니다.
새벽이 올 때까지 파리 거리를 따라 이곳저곳을 배회합니다.

갈바넘, 화이트 오리스 버터, 패츌리, 트리 모스, 바닐라, 머스크.